< 수다가 좋다 :: 차도에 주차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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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아침부터 눈이 올 것이라는 기사청의 예보를 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닥 믿지는 않았다. 비 온다고 오지 않은 날이 하루 이틀이며, 비 안온다고 했다가 비 엄청 내린 날로 허다하지 않았나. 거기다 조카 졸업식도 있는 날인데 오늘은 기상청 예보가 완전하게 틀리길 바랬다. 하지만, 바램과 다르게 아침부터 내린 비는 눈인가 비인가 아리송하게 바뀌었다.

아이를 등교 시켜 주려면 차를 운행해야 하는데 어쩔까 잠시 고민했지만 저번처럼 그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것도 아니고 기온이 그닥 낮은 것도 아니니 미끄럽지는 않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시동을 걸었다.
잠깐 시운전을 했는데 그렇게 미끄럽지는 않은 듯 했다. 엑셀을 밟고 앞으로 전진하는데….

필자가 사는 아파트는 언덕을 올라와야 아파트 단지가 있는 형태다. 약간은 가파른 언덕을 내려가야 아파트 단지를 빠져 나갈 수 있다. 살살 거의 브레이크에 발을 댄 상태로 그렇게 내려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끄러운 것이 장난이 아닌 것이다. 살살 브레이크를 밟는데 브레이크가 밟아지질 않았다. 미끄러지면서 헛브레이크가 밟혔다. 이건 아니다 싶어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렸다. 하지만, 이미 언덕 중간쯤 내려왔고 평소 아파트는 주차난으로 언덕 양옆에도 주차가 빼곡히 되어 있는 상태고 출근시라 이미 뒤에서도 차가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라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태였다.
다시 사이트 브레이크를 내리고 살살 내려가는데 여전히 미끄러우며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사이크 브레이크를 다시 올렸는데도 차는 미끄러져 옆에 일자로 주차되어 있던 차에 닿을 정도로 가까이 가고서야 멈춰섰다.
운전석 문을 열수도 닫을 수도 그렇다고 앞으로 미끄러져 못 가는데 후진을 할 수도 없고 비상등을 켜고 그대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뒤에서 오던 차들을 필자의 차를 용케 피해 옆으로 지나갔고 그렇게 크게 진로 방해를 하지 않고 출근이 늦은 아이 아빠를 호출했다.
아이 아빠가 나오고 있는 사이에도 아파트를 빠져 나가려는 차들은 끊임 없이 줄지어 나섰고 필자의 차를 간신히 비켜 갔다.
"엄마, 저 차들은 안미끄러운가봐."
"그러게. 엄마 차는 미끄러워서 움직이질 못하겠는데…"
그러고 있는데 남편이 나왔다. 눈물이 날만큼 반가움도 잠시 차가 쿵하고 밀렸고 옆에 닿듯이 있던 차까지 충돌했다. 뒤에서 오던 차가 미끄러져 필자의 차를 박고 필자의 차와 닿듯이 있던 차를 박은 것이다.
조수석 문으로 겨우 차를 빠져 나오고 아이를 등교시키기 위해 그 현장을 벗어났다.

도로에는 차들이 많았지만 차들의 운행으로 인함인지 그렇게 미끄럽지는 않은 듯 무리 없어 보였다. 아이를 학교에 등교 시키고 다시 집에 오기까지 40분도 걸리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우산을 써도 소용이 없는 눈을 가장한 비에 바람까지 불어 춥기까지 한데다 어찌나 놀랬는지 머리까지 띵했다. 그렇게 아파트에 다시 돌아오니 차가 차도에 세워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남편한테 자초지정을 들으니 후진을 할 수 없어 앞으로 전지하면서 아파트 화단 한번 박고 옆에서 지나가던 차에 받히고 그렇게 여러 번 박고 받히고 하면서 겨우 아파트를 빠져 나왔단다. 그리고 아파트 옆 차도에 세웠다는데….저러다 차가 끌려가지는 않을지. 그렇다고 아파트 안으로 들여다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반짝 들어다 갖다 놓을 수도 없고 어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