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주유소에 들렸다. 셀프라고는 하지만 한번도 주유기를 다뤄보지 않았으니 직원을 설명을 들어야 했고 거의 옆에서 서있기만 하고 셀프 요금으로 결제했음이다.
그 주유소에서는 그렇게 셀프 주유를 하게 되면 8만원 이상이어야 무료 세차가 가능하다는데 우리 차가 주유한 금액은 6만원이었다. 2만원이나 모자르는데도 무료세차를 해주겠다며 직원이 친절을 베풀었다.
그렇게 우리는 자동 세차를 하기 위해 줄을 섰다.
앞에 두 대의 차가 무사히 세차를 마치고 세차장을 빠져나갔고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기어를 중립에 놓고 그렇게 자동 세차 기계에 잘 맞춰 섰다. 세차가 시작되는데 앞 운전석 유리까지만 닦고 다시 기계가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예상되로라면 앞에서부터 뒤까지 쭉 닦고 물을 뿌려 줘야 하는데 기계가 앞 유리까지만 닦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어? 그렇게 앞 유리만 세 번을 닦았을 즈음 직원이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기계가 좀 이상하네요. 다시 해드릴께요."
그렇게 다시 세차 기계는 돌아갔지만 다시 앞만 닦고 처음으로 돌아갔다.
"이거 이러다가 세수만 하고 가는 거 아냐?"
"세수만 한다고, 엄마?"
"봐봐. 이렇게 앞 유리만 닦아주면 뒤에는 전혀 닦지 못하는 건데 세수만 하는 거지."
"재수없는 소리하지마. 말이 씨가 된다고."
옆에서 듣던 남편이 한마디 거들었다. 하지만, 세차 기계는 또 다시 앞에만 닦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뒤에 앉은 딸아이가 깔깔대며 웃었다.
"엄마, 정말 웃긴다. 세수만 하고 가는 거야? 물만 먹고 가는 토끼도 아니고…."
필자도 느긋한 마음이었다. 궂은 날씨라 세차를 해도 오래가지 않겠다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무료세찬데 세수라도 하고 가면 적어도 시야는 확보가 되지 않겠나 싶은 마음이었다. 근데 남편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세차 기계속에 우리 차가 갖힌 것도 아니고 그냥 세수만 하면 가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했고 웃고 그 상황을 재밌어 하는 딸아이한테까지 한마디했다.
"재수없게 그게 무슨 말이야. 너 조용히 하고 있어."
"어? 아빠는 웃는 얼굴에 침 뱉지 못한다는데...우리 아빠는 웃는다고 재수없데!"
남편의 예민함에 차 안의 분위기는 싸해졌다. 그러는 사이 세차 기계는 연실 앞 유리만은 닦길 반복했다. 그렇게 세수만 총 5번 정도 반복했나 싶었을 때 세차 직원이 난감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저, 정말 죄송한데요. 기계가 아무래도 고장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결국 우리는 세차를 끝마치지 못하고 세수만 5번 하고 세차 기계를 빠져 나오게 됐다. 그렇게 빠져 나와 주유소를 빠져나가려는데 직원이 급하게 달려왔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거라도 챙겨드릴께요."
직원이 손엔 작은 건빵 2개와 1회용 물티슈가 2개 들려있었다.
무료 세차가 되는 금액을 주유하지도 않고 무료 세차를 하게 됐고 기계의 고장으로 세수만 5번을 하게 됐지만 결론적으로 남편의 까칠함에 주유소 직원은 백배 미안해 하며 건빵이랑 물티슈까지 챙겨준 것이다.
그 상황을 즐기지 못하고 웃지 못한 남편 덕분에 건빵을 먹으며 딸아이가 한 마디 했다.
"아빠가 까칠해서 건빵 먹는다~~"
그 후로 주유소를 찾을 때마다 딸아이가 꼭 한마디씩 한다.
"아빠 오늘도 인상 많이 써. 그러면 건빵주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