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추노' 장혁의 눈물에 가슴이 저릿저릿했다
노무현 대통령 배너

수다가 좋다

'추노'의 이대길(장혁)은 참으로 모진 운명의 사내다. 그저 종 언년이를 사랑한 모질지 못한 글 읽기 싫어한 평범한 양반이었던 그가 사랑한 언년이 때문에,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고 동생을 동생이라 부르지 못하는 언년이 오빠때문에 온 집안이 풍비박산 나고 그리고 자신도 불속에 갖혀 죽을 뻔 했다. 영광이 상처라고 해야할까. 얼굴에 큼직한 상처까지 생겼다. 그 상처를 보면서 그날을 절대 잊을 수는 없었을 게다. 그렇게 그는 살아났고 저잣거리의 추노꾼으로 그렇게 인생역전을 거꾸로 하며 모질게 세월을 이겨냈다. 양반으로 태어나 손에 구정물 한번 묻히지 않고 곱디 곱게 자란 양반 자재가 하루 아침에 모든 걸 잃고 사랑마저 잃었다. 그때 그가 겪었을 그 마음의 상처가 언년이를 찾아야겠다는 집념으로 변질된 것은 아니었을까. 10년을 하루같이 언년이를 잊지 못하며 사랑한 것이 아니라 사랑이 집념으로 그저 살아내야 할 어떤 목적처럼 대길에게 언년이는 삶의 목적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었더랬다.
곱디 곱게 자란 양반 자재가 추노꾼이 되었고 걸직한 농짓거리도 아무렇지 않게 뱉을 줄 아는 사내로 변모했다. 그렇게 전국 팔도를 돌며 언년이를 찾아 헤맸다. 운명의 장난이라는 것이 모질어서 언년이를 만날 듯, 만날 듯 그렇게 엇갈리며 그렇게 10년을 하루같이 언년이를 찾아 헤맸고 결국 그 오래비를 만났다. 오래비의 난감한 출생의 비밀에 또 한번 가슴을 부여잡고 억장이 무너지며 다시 언년이를 찾아 헤맸고 그녀를 첫날 밤에 가슴 저려 했다.

추노 - 뉴스엔

분명 이대길은 매력적인 캐릭터임에 분명하다. 10년을 한결같이 몸을 단련했다는 그의 말이 참인 듯 그러게 그는 눈을 돌릴 수 없는 복근을 자랑하며 짐승남으로 지금까지의 장혁과는 다른 모습으로 이대길에 임했다. 이대길이 매력적인 인물임에는 분명하고 도전해 볼 만한 캐릭터이지만 장혁으로 이대길이 탄생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매력을 더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추노꾼으로 살벌하면서도 인정사정 없을 것 같고 주모한테도 아무렇지 않게 걸직한 농짓거리를 건네고 닳고 닳은 모습으로 나쁜 남자 같다가도 언년이 김해원에 대한 마음만은 결코 가볍지 않은 모습 하나하나가 장혁에겐 전혀 어색하지 않은 듯 그렇게 너무나 자연스러워 이대길로 환생한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몰입된 연기, 특히나 언년이 오빠가 자신의 배다른 형이라는 사실에 절망하고 언년이의 혼인소식에 한번 더 절망한 그는 더 이상 괴로울 수 없을 만큼 보는 이의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전율이 일만큼 완전에 가까운 연기였다.

어제 '추노'는 언년이를 만나고 온 이대길(장혁)의 토해져 나오는 눈물을 쏟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멋지게 잘 보이려는 모습보다는 퍼질러 앉아 언년이의 사진에 눈물을 쏟으며 그 마음을 담아 피눈물을 쏟아내듯 그렇게 통곡을 하는데... 그의 눈물이 그의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그렇게 안타깝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숙연했다. 남자가 그것도 장터에서 그렇게 대놓고 소리소리 지르며 언년이의 그림을 붙들고 우는데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범상함에 저렇게 사랑할 수도 있을까 싶어 마음이 저릿저릿했다.

장혁이 이대길을 만나, 이대길이 장혁을 만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했을 뿐 아니라 장혁은 이제까지의 자신의 연기력에 한 획을 긋듯 그렇게 완벽에 가까운 신들릴 연기를 보이고 있다.
그의 연기에 이대길이란 인물에 더 몰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많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