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따다줘'의 진빨강(최정원)은 FC다. 다시 말해 보험을 파는 영업사원이다. '수상한 삼형제'의 엄청난(도지원)도 FC다. 물론, FC란 명칭을 잘 사용하지는 않지만 같은 일을 한다.
피도 한방울 섞이지 않은 장례식장에서 내일처럼 일을 도와주기도 하고 이사를 같이 돕기도 하고 식당에서 설거지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유비무한으로 드는 보험이 그렇게 좋은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보험을 팔기 위해 TV속의 FC들은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으며 고객에게 다가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진빨강은 보험을 들어도 되고 안들어도 되지만 언제나 곁에 있는 그런 사람으로 인식되길 바라며 자연스럽게 영업으로 이어지길 바라지만 엄청난은 설거지라도 해서 한 건 올리려는 속내를 다분히 나타내며 일한다는 것이 다르다. 보험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 보다는 FC 한테 미안해서 하나라도 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을 고객한테 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게 과연 드라마 속에서만 있는 일일까.
딸아이는 어린이 보험에 들었다. 이름이 하도 길고 복잡한 것이 많아 정확하게 외우지는 못하지만 보장이 꽤 많이 되는 상품으로 나름대로 따지고 살펴 들었는데 꼭 들고 나면 다른 보험 상품이 더 좋았던 것이 눈에 띄긴 한다. 그럼에도 딸아이를 위해 하나라도 보험이 있다는 것이 그저 든든했다. 학교에서 그네에 부딪혀 눈을 꽤 많이 다쳤고 한달이 넘게 치료를 받았다. 그 치료를 받으면서 아이의 보험을 떠올렸고 연락을 했지만 아이가 눈을 실명하지 않는 이상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딸아이 보험을 들기 전에 FC는 정성을 다해 우리집을 몇 차례 방문했고 남편과 필자의 보험에 펀드상품까지 가능한 상품을 파일로 정리해 가져오는 등 정성을 다했다. 그런 정성도 필자가 아이의 보험을 선택했을 때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FC의 정성에 진실함을 믿고 나중에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하자는 필자의 생각은 아이가 다쳤을 때 완전 깨몽했다.
그럼에도 아이의 보험을 해약하지는 못했다. 혹시나 하는 상황에 그래도 보험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엔 변함 없기 때문이다.
근데, 문제는 보험 혜택을 줄 수 없다면서도 끊임없이 영업을 계속하는 FC의 태도다.
설을 얼마 앞두고 있을 때였다.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네..000 김 아무개입니다. 설 잘보내시라고 전화드렸습니다."
"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그렇게 통화는 끝났다. 도대체 어디 보험인지도 제대로 이름도 못 듣고 FC의 이름도 정확하게 기억을 못하는데 설 잘 보내라는 인사를 하기 위해 전화를 한 사람한테 화를 낼 수도 없고 그냥 그렇게 통화를 끝냈다.
그리고 설이 지나고 며칠 뒤 다시 전화를 받았다. 감기약을 먹고 한참 달게 자고 있을 때였다.
"여보세요"
"네..000 김 아무개입니다."
"네, 그런데요."
"설 잘 보내셨는지 궁금해서 전화 드렸습니다."
"네?"
이런 황당할 데가 있나. 이건 안부전화라기 보다는 스팸 전화에 가깝다. 내가 받고 싶을 때 전화를 받는 것도 아니고 불시에 전화를 해서 이렇게 황당한 대화의 통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불쾌했다.
뿐인가. 아이 보험 FC가 이렇게 허무 통화를 하는 반면 필자 보험의 FC는 스팸 문자를 자주 보낸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문자만 넣는 것이 아니라 본인 사진까지 첨부해서 보낸다. 중간에 FC가 바뀌었다고 전화를 받은 뒤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얼굴을 알려주려는 노력이라고 말한다고 해도 문자 확인하다 화들짝 놀랬다. 그렇게 자신의 사진을 첨부한 문자를 3통은 넘게 받았다. 꽃을 들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브이자를 그리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50을 바라보는 아주머니 FC의 사진이 절대 달갑지 않음이다.한 동안은 전화를 하더니 그것이 성에 안 차는지 이제 문자로 본인의 사진을 첨부해 보내는 것이다. 그것이 고객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라면 할 말 없지만 당하는 고객은 절대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있다. 제발 보험이 필요할 때 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만 해주었으면 이런 불필요한 안부는 좀 생략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