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뚫고 하이킥'엔 모든 사람들이 대단한 집착과 더불어 대단한 집요함을 가지고 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을 보는데 거기서 발생하는 사건들이 웃음을 유발하고 그 웃음을 유발하는데 신세경도 아주 크게 한 몫한다.
신세경은 황정음처럼 밝지 않다. 아버지 만날 날을 기다리며 남의 집에서 동생과 함께 식모살이를 하고 있으며 검정고시를 준비중이다. 그녀가 처한 상황만 보더라도 절대 밝거나 맑을 수 없는 그녀다. 하지만, 그녀는 차분하면서도 사리 분별 있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런 그녀가 이상하게 집요하다. 전혀 웃기지도 않고 웃기려고 노려도 하지 않는 것 같은데 굳은 표정으로 정곡을 찌르는데 빵 터진다.
정보석의 함구령에 혼자만 신고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완전하게 곤욕을 치뤘다. 감기몸살로 아프면서도 정보석에게 하루 종일 시달려야 했고 결국은 '신고합니다'라고 문자를 보내는데 그녀는 한번도 웃지 않았다. 웃지 않는데 그녀와 정보석의 집요함이 만나 빵 터뜨리는 것이다.
뿐인가, 한옥 할머니네(김자옥)가 수리한다고 그 집 식구들이 몽땅 이순재 선생님네로 온 적이 있었다. 유인나와 광수가 고가의 커피를 조금 덜어가려고 세경씨 눈을 피해 숨키려 하지만 번번히 들켰다. 세경씨는 셜록홈즈보다 더한 예민한 감각으로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그들의 커피 반출을 막아냈다.
그런 세경씨는 이지훈(최다니엘)을 좋아한다. 병원 동료에게 '우리 집 식모다'라는 말에 한 번 마음 접고 황정음과 사귀는 걸 목격하고 두 번 마음을 접는 등 마음 고생이 심했다. 아직 마음이 완전하진 않은 것 같지만 그녀는 이지훈과의 묵찌빠에 선전했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어제 두 대 안 때린거 때릴께요' 라며 이지훈을 당황하게 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준혁 학생의 마음을 받아주긴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녀의 혼자만의 짝사랑이 끝나가는 것에 묘한 짠함이 있다. 그런 짠함을 가졌으면서도 그녀는 차분한 표정을 잃지 않고 당황하지도 않으며 언제나 한결같은 사람이다.
세경씨의 집요함과 차분함에 완전 대조되는 황정음은 그녀에 비해 너무 밝고 맑다. 너무 밝고 맑은 사람과 차분함과 다른 사람에게 피해줄 것을 먼저 생각하는 신세경은 서로 많이 다르지만 매력적이다. 너무 다른 둘 사이에 갈등은 복싱 게임으로 맞붙어 머리 끄댕이 잡는 것으로 화끈하게 해결하고 완벽하게 털고 언니 동생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은 서로가 갖지 않은 모습을 갖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이 같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단, 베풀 수 있는 황정음, 베풀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불쌍하지만은 않은 신세경은 '지붕뚫고 하이킥'에 나름의 존재감을 갖고 있으며 나름의 웃음을 제공한다.
황정음이 밝고 맑은 귀염성으로 승부한다면 신세경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미와 차분한 포커페이스에서 나오는 웃음으로 즐거움을 준다. 황정음이 그 나이를 빛낼 패션감각을 보여주는 반면 신세경의 아름다움과 발랄함을 절대 보여줄 수 없는 그녀가 조금은 안타깝기는 하다.
그럼에도 신세경의 차분함과 아닌 듯 하면서 떠뜨려 주는 웃음이 더욱 활력을 받을 수록 그녀의 매력이, 존재감이 커지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쌍두마차 매력녀 황정음과 신세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