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올레 길은 관광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했다. 차 타고 다니며 먹고 눈으로 보는 관광이 아닌 걸으면서 제주도를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몸으로 직접 느끼길 바라는 사람들은 많았다. 우리 가족이 선택한 가장 전망이 좋다는 7코스엔 올레꾼이 많았다.
겨울답지 않은 따뜻함에 해안도로를 따라 걸음을 옮기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이고 말 그대로 좋았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 올레꾼을 경험해보기엔 화장실이 가장 큰 문제였다.
몇 달전 올레길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서 화장실의 문제점을 들었는데 역시나 몇 달이 지난 지금도 그닥 변화되진 않았다. 올레길 근처의 학교라든가, 공공서같은 곳은 개방이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학교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공공서는 문이 열려 있었으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렇게 깨끗하지 않은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어쩌다 있는 간이 화장실은 도저히 일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해 있으나 마나 화장실이었다. 7코스를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10km를 넘게 걸으며 터득한 것이 있다면 화장실이 보이면 무조건 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음 화장실을 기약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렇게 올레 길을 걸으며 만난 화장실 중에 민망한 남녀 표시한 화장실을 들르게 됐다. 아무리 개성시대라고는 하지만 화장실 남녀 표시를 굳이 이렇게 민망한 그림으로 표시해야 했을까 싶은 화장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