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횟집은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다. 특별히 기대를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던 도도항 근처의 그냥 그런 외향의, 인테리어를 가진 횟집은 관광객을 혹하게 하지도 않고 동네에 있어도 그닥 즐겨찾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소박한 곳이다. 하지만, 회는 아주 일품이다. 소박하게 푸짐하게 그 집의 모토인 듯 그렇다. 일단, 스끼다시는 모두 날것이다. 아나고, 굴, 해삼, 멍게, 소라, 갈치, 고등어까지...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것을 몇 첨씩 조금조금 그것도 멋을 부려 접시에 담아 내오는 것도 아니고 투박하리만큼 멋을 부리지 않은 소박함으로 한 상 가득 메운다. 그렇게 한 상 가득한 스끼다시로 입맛을 돋우면 그 다음엔 메인 회가 큰 접시에 똑같은 멋과는 상관없이 두툼한 살의 질감을 그대로 입안에서 느낄 수 있는 싱싱한 회가 한접시 나온다. 두명이 가면 80000원, 네명이 가면 100000원에 먹을 수 있다.
제주도를 찾을 때마다 한번은 그 횟집을 찾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싱싱한 회를 먹으면 일잔하지 않을 수 없기에 우리 부부는 일 잔에 일 잔을 더하며 그렇게 기분 좋게 음주를 즐겼다.
그리고 대리 기사님과 함께 숙소로 이동하게 됐다.
남편이 조수석에, 필자는 뒷자석에 딸아이와 함께 동승했다. 대리기사님은 운전대에 앉자 마자 목적지를 묻더니 이어 소심하게 한 마디 했다.
" 네비 좀 사용해도 될까요?"
"아니, 제주도 분이 거기 모르세요? 여기서 5분도 채 안 가는데…"
"갑자기 이동하려니 헷갈려서요."
그러더니 네비게이션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냥 우리가 묵는 숙소를 향해 가는 듯 했다. 그러더니 아주 조용하게 무전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000호텔이요. 갑자기 가려니 헷갈려서요."
그냥 사용해도 뭐라하지 않을텐데...하고 있는데 대리기사는 그렇게 본사와 무전으로 위치를 안내 받았다.
아무도 뭐라하지는 않는데 네비의 검색 단추를 누르지 못했던 대리기사는 그렇게 호텔을 향해 운전을 했고 해변가로 이동할 때였다.
해변가의 까페가 눈에 띄게 예뻤다.
"기사님, 저 까페 좋은가요?"
"네...안가봐서요. 잘 모르겠는데요."
어찌나 죄스럽게 소심하게 말하던지 괜히 물어봤단 싶었다.
하긴, 제주도 사람이라고 해서 해변가의 모든 까페를 다 들어가 봤을 것이라 생각하면 잘못된 것이긴 하다. 서울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서울에서 살고 있는 필자도 남산 케이블카를 작년에 타봤다. 서울은 넓고 제주도 제주시는 좁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죄송스러워 할 일은 아닌데 대리기사의 답변에 오히려 우리 가족이 난감했음이다.
그렇게 더 이상의 대화를 우리는 필요치 못하고 숙소로 이동했다. 그 대리기사는 주차까지 완벽하게 해주고 "좋은 여행 되세요"라는 뒷말을 남기고 떠났다.
소심한 대리기사와의 만남이었지만, 오는 내내 조금 난감하긴 했어도 그의 안전 운전과 소심함에 웃음을 머금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