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체르니 100번을 넘게 치도록 악보를 못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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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악기중의 기본 피아노는 모든 엄마들이 한번쯤은 가르치는 악기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특별히 악기를 전공하지 않아도 악보를 볼 줄도 알면 다른 악기를 배우기도 쉽고 그렇게 취미생활도 할 줄 알면 아이한테 좋지 않겠냐 싶고 가장 깊은 속내는 역시 고학년이 되었을 때 음악 시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가르친다. 매일매일 피아노 학원에 보내고 레슨비 10만원이 넘는 돈을 꼬박꼬박 투자하면서 아이가 조금이라도 음악 이론을 습득하기를, 악보를 잘보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학도 영어도 아니기에 처음부터 엄마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분명 한정되어 있고 그래서 학원에 완전하게 전임하게 마련이다. 필자도 피아노를 국민학교 6년 동안 배웠지만 지금은 악보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피맹이다. 그런 피맹에게 아이의 악보는 현란한 음자리가 그려져 있는 그림과 별반 다르지 않고 그닥 읽어 보려 생각도 하지 않는다. 딱 보면 아는 것도 아니고 악보를 보기 위해 한자리 한자리 짚어 내는 것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러기에 아이는 열심히 학원에 보내면서 딱 보면 악보를 읽을 줄 알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지인의 딸 A는 좀 황당했다.
A는 피아노 학원을 1년 반 넘게 다녔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했으니 어느 정도 인지 능력이 있을 때 시작한 것이라 진도도 꽤 빨랐고 매일매일 피아노 학원에 다니며 체르니 30번을 들어갈 정도로 진도를 나갔다. 그러다 갑자기 다리를 접질리는 바람에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 횟수가 뜨문뜨문해졌고 결국은 피아노 학원을 그만두게 됐다. 몇 달을 그렇게 쉰 A의 엄마는 남들 가르치는 피아노를 적어도 체르니30번까지는 가르쳐야 어디 가서 피아노 배웠다고 할 수 있지 않겠냐며 여기저기 알아보더니 개인 교사를 구했다.
그렇게 개인교사를 구하고 집에서 수업 받게 된 첫 날 A의 엄마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어머니, A가 악보를 읽을 줄 모르네요."
"네? 설마요. 학원을 1년을 넘게 다녔고 체르니 100번을 쳤는데 어떻게 악보를 읽지 못하고 피아노를 치겠어요."
"아니요, 읽을 줄 몰라요. 지금까지는 손으로 외워서 쳤습니다."

MS PowerPoint ClipArt

이게 무슨 황당한 말인가.
근데, 정말 개인교사의 말이 맞았다. 딸아이는 1년 훨씬 넘게 학원을 다녔고 체르니 100번을 쳤지만 악보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결국 A는 처음부터 다시 레슨을 받게 됐다.
A의 엄마는 악보를 새롭게 읽느라 처음부터 피아노를 배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학원 다니며 시간만 허비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어떻게 아이가 악보를 읽지 못하는데 학원 선생님은 그걸 알아채지 못했는지 황당해도 했다.

필자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동요처럼 짧은 곡도 아니고 꽤체르니 100번을 배우고 있고 악보가 그렇게 긴데 그걸 어떻게 다 외워서 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A는 정말 그랬고 처음부터 새롭게 악보를 익히고 있다. 근데, 아이들 중엔 악보는 잘 보기 때문에 건반을 잘 두드리지 않아도 잘 치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도 있고 건반은 익숙한데 악보는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아이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갑자기 피아노 학원을 2년 넘게 다니고 있는 딸아이는 어떨까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