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는 내내 훈훈하다던가, 내지는 감동적이라던가, 아니면 살뜰한 재미가 있다거나 하지 않는 유일하게 짜증으로 시작해 도대체 끝을 어떻게 내려고 저렇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걸까 의문으로 가득했던 중독성만 강한 '수상한 삼형제'가 드디어 이제야 짜증의 도가니탕에서 빠져 나오려 하고 있다.
엄청난과 김건강 커플의 황당함은 이제 한고비를 넘은 듯 했다. 종남이 아빠를 하겠다는 김건강의 넓디 넓은 사랑을 이해하기도 전에 종남의 친아빠 하행선의 방해가 만만치 않아 엄청난은 쉽게 면죄부를 받았으나 절대 편안하지 않는 가운데 그녀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김건강과 사기 결혼하고도 얼마나 뻔뻔하게 살았는지에 대해서 완전히 기억상실증에 걸린 듯 이제 엄청난은 종남이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모성애 가득한 여인으로 종남이만 있으면 된다고 가슴 절절하게 말하는 여인으로 변모했다. 지금까지의 그녀의 행태를 미루어봤을 때 좀 어이없는 변화가 확실하지만 그녀가 김건강과 가족으로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변화같다. 아무리 그녀를 변화시켜도 그녀의 변화를 받아들이기엔 그녀의 엄청난 사기극을 쉽게 잊혀질 수 없고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을 것이다. 그 문제를 종남이가 아픔으로 인해 극복하려는 작가의 속내가 보인다. 어떻게도 덮을 수 없다는 판단이 멀쩡한 아이를 아프게 만들게 했고 그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하행선이 김건강을 인정한다는 뻔한 이야기다.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어찌되었건 그들에겐 더 이상 누가 더 잘못했고 누가 잘했나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 중요한 건 이제 더 이상 짜증스럽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병원에서 헤매는 사이 현찰네는 아주 쿨해졌다. 상관하지 않을 테니 네 마음대로 살아라, 나도 내 마음대로 살겠다. 이혼해달라면 해주겠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도우미가 속시원 하더니 공부도 열심히 한다. 시키기만 잘하는 개념상실 시어머니 전과자는 둘째 며느리의 공백을 누구보다 많이 느끼고 막내 며느리를 둘째 며느리처럼 부리고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설정에 조금은 실소가 나오기도 한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을 깨달은 도우미의 변화는 멋진 변화다. 그런 그녀에게 필통이랑 필기구를 챙겨주는 시아버지도 지금까지 수상한 삼형제가 보여준 막장+짜증+가족의 탈을 쓴 가족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진상 캐릭터들의 집합체에서 볼 수 없는 훈훈한 장면이었다.
도우미를 미쳤다고 했던 김현찰도 이제 그녀만 몰아붙일 수는 없게 됐다. 김현찰은 한강을 바라보며 열심히 고민하고 또 고민하더니 연희한테 감정을 받아 줄 수 없다며 찜질방을 그만둬도 된다고 말했다. 여기까지도 그렇게까지 시원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연희가 도우미를 만나 니 남편과 잤다. 너만 물러나면 된다고 얄밉게 말할 때도 상황이 도우미에게 아주 불리했다. 결혼하고 개념상실 시어머니 모시며 10년을 하루같이 동동거리고 살아온 그녀에게 너무 가혹하다 싶을 만큼 속상했다. 근데, 김현찰이 연희의 뺨을 후려치는데 수상함 삼형제를 보며 쌓아왔던 화증이 확 가시는 듯 그렇게 통쾌했다. 아니라고, 절대 아니라고 박박 우기던 연희의 가식적인 행동과 김현찰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는 도우미의 안타까움까지 더해져 이걸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고 어떻게 결론을 내려고 이렇게 질질 엿가락 늘리듯 하는 것일까 했던 궁금증에 드디어 답이 나왔다. 그것도 아주 명쾌하고 확실한 답이다.
'수상한 삼형제'는 지금까지 가족드라마라고 하기엔 말도 안되는 설정과 캐릭터로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데만 집중했다.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 싶은 이해 못 할 캐릭터의 난무에 꼬인 설정까지 이건 아니다 싶은 가족 드라마가 이제야 조금씩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듯 하다. 심하게 꼬였던 실타래를 완전하게 풀지는 못하겠지만 이렇게 조금씩 상처 많은 사람들이 가족이란 테두리안에 혈연이라고 꼭 묶이지 않았어도 내 자식으로 인정하고 아무리 허물이 많은 사람도 내 사람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로 거듭나길 '수상한 삼형제'에게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