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마녀사냥 같은 엄마들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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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아이가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학교생활 잘하는 것도 엄마에겐 크나큰 복이다. 둘째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지인 A의 엄마는 요즘 그닥 즐겁지 못하다. 첫째 아들보다 싹싹하고 특히나 여자아이니깐 훨씬 나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냈는데 상황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발표력을 기르기 위해 정해진 날 아이들은 주제를 정해 반 아이들 앞에 나가 2~3분간 짧게 발표한다. 학기초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발표하는 날을 프린트해 나눠주고 엄마들은 달력에 체크해 잊어버리지 않고 그날 꼭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 초등학교 1학년 땐 아이들이 발표할 수 있는 능력이 한계가 있으니 엄마가 주제를 정하고 간단하게 원고까지 만들어주면 아이가 연습해 다음 날 아이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다. 근데, A 엄마가 발표하는 날을 깜빡하고 아이를 학교에 등교시켰다. 아이가 하교하기를 기다리면서 내내 처음 발표하는 날인데 까먹어서 어쩌나 자책으로 많이 괴로워했음이다. 하교한 딸아이를 붙들고 A 엄마는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오늘 새속식이었지? 어떡했어?"
"그거? 우리 가족 소개했어. 선생님이 잘했다고 했어."
어이구, 어찌나 기특하고 예쁜지 깨물어 줄 뻔 했다는…

그렇게 엄마 걱정시키지 않고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딸아이가 같은 반 남자아이의 팔을 잡아 당겨 팔이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담임선생님께 전화받고 다친 남자아이의 엄마를 만나 사과하고 A엄마는 바쁘게 딸아이가 친 사고(?) 해결하기 위해 분주했음이다.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 되었는 줄 알았던 A엄마는 1학년 엄마들 모임에 나갔다 아주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1학년 때는 같은 반 엄마들끼리 모임이 잦다. 그러면서 서로 친해지면서 그룹이 나뉘기도 한다. 그렇게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끼리끼리 뭉친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준비물부터 숙제까지 어우르며 챙기는 것이다. 학교에 아는 엄마들이 하나도 없는 것보다 절친 엄마가 한 둘은 있어야 위급 상황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엄마들의 모임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모임이 결코 모든 엄마들에게 행복할 수는 없다. 서로 마음에 맞지 않는 엄마들도 있고 아이들때문에 불편한 엄마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MS PowerPoint ClipArt

A엄마가 1학년 반 모임에 갔을 때다.
서로 나이를 확인하고 동생이 있느니, 언니가 있느니 하며 호적조사도 하고 숙제를 어떻게 해갔냐느니, 준비물은 어떻게 챙겼는지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어떤 엄마가 놀라운 사실을 폭로라도 하듯 말한 것이 시작이 되었다.
"근데, C 팔 빠뜨린 여자애가 있다면서요. 무슨 여자애가 그렇게 힘이 세대요."
"그렇다면서요. 그 여자애 엄마 오늘 나오셨어요?"
"C는 괜찮아졌어요? C엄마 오늘 나오셨어요?"
 자아비판도 아니고 이런 난감한 상황에서 당당하게 제가 A엄만데요 할 수는 없더란다. 결국 아주 조그맣게 내가 A엄마라고 말했다. A엄마라고 밝히고 분위기가 어색해질 줄 알았는데 전혀 그런 내색들 없이 모두 한결같이
"A한테 잘 부탁한다고 전해주세요. 우리 00는 좀 약해서…" 뭐 이런식으로 한마디씩 하더란다.
A 엄마에 대한 볼 일은 마무리가 되었는지 이번엔 B 엄마가 누군지 찾던 엄마들은 B가 반 분위기를 흐릴만큼 장난꾸러기라고 한마디씩 했고 짝이되더라도 우리 아이한테 피해가지 않도록 잘 부탁한다고도 한마디씩 했다. 결국 B엄마는 울기까지 했다.

반 모임 내내 무슨 마녀사냥도 아니고 어떻게 서로 감싸주는 것은 하나도 없이 하나같이 몰아 세우고 우리 아이한테는 조금의 피해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부탁한다는 말 일색이었다. 조금이라도 내 자식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반 아이는 절대 용납이 되지 않는 이기주의가 만연한 반모임이 불편하고 불안했다는 A엄마의 마음을 충분히 알 듯 했다. 자기 자식 귀한 만큼 조금만 다른 자식에 대한 배려가 있다면 서로서로 편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여유가 없어지는 듯 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