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다가 좋다 :: 비교하는 엄마 싫었는데...나도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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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가 좋다

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아이의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 들이고 우리 아이에게 맞춤 보육을 하는 부모가 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싶다. 필자가 자랄 때 가장 듣기 싫었던 말 중의 하나가 누구집 A는 어떤데, 누구집 B는 어떤데...하는 비교의 말이었다. 특히나 이종사촌이며 필자와 동갑인 C와 많은 비교를 당하며 자랐다. 이번에 몇등을 했다느니, 졸업 후에는 어디에 취직을 했다느니, 결혼하고 얼마만에 집을 샀다느니, 맞벌이를 하는데 얼마를 번다느니...하는 말들 말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분발해서 C보다 잘할 것이란 생각으로 그렇게 말씀하셨을까. 성인이 된 지금도 그런 말들이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래도 이제는 컸기에  추임새 넣으며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사춘기땐 그렇지 않았다. 그러면 C를 데려다 키우던가..하는 말이 막 튀어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비교하는게 싫었던 필자였는데 아이를 낳아 키우니 필자의 엄마 심정이 120% 이해가 될 뿐더러 나도 모르게 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말을 하고 있는 걸 발견한다.

가장 많이 했던 비교가 내공이 부족한 딸아이에 대한 것이었다. 다름이 아니라 같은 초등학교 4학년이어도 어른스럽고 아이같지 않은 아이들이 있다. 학교에서 아무리 안 좋은 일이 있었어도 하교길엔 전혀 얼굴에 표가 나지 않다가 집에 가서 방문 걸어잠그고 우는 아이가 있는 반편 필자의 딸아이처럼 모든 감정의 변화가 얼굴에 그대로 들어나는 아이도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다. 그때는 단원평가가 있어도 예고없이 그냥 시험을 치뤘다. 어느 날 시험지를 가져오면 시험을 봤구나하며 점수를 확인했다. 1학년인데 뭐, 하는 마음이었지만 아이의 점수가 공개되길 바라진 않았다. 그런데 우리 딸아이는 나오면서 모두 말한다. "엄마, 100점 맞았다!","엄마, 1개 틀렸어.", "엄마, 2개 틀렸어"...가장 최악은 학기말에 본 심화시험지였는데 딸아이는 크게 그랬다. "엄마, 5개 틀렸어."
이렇게까지 낱낱이 다른 엄마들한테 딸아이 점수를 공개하는 것은 엄마인 필자가 원하지 않았다. 언제나 100점을 맞는다면 모를까….아이를 붙들고 말하고 또 말했다. 제발 점수 말하지 말라고…..그랬더니 이제 말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이는 100점 맞은 날, 1개 틀린 날, 2개 틀린 날의 모든 기분 변화를 얼굴로 다른 엄마들이 읽는다. 굳이 입으로 점수를 말하지 않아도 얼굴표정으로 점수를 나타내는 것이다. 100점인 날은 얼굴색이 투명할 만큼 밝디 밝다. 그런 날은 점수를 물어 볼 필요도 없다. 1개 틀린 날은 그보다 밝지는 않지만 흐림이다. 그러면 100점은 아니구나 싶고 2개 틀린 날은 얼굴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잔뜩 흐림으로 물어보지 않아도 2개 이상이라는 것을 바로 짐작할 수 있음이다. 그렇게 모든 감정의 변화를 얼굴을 통해 들어내는 딸아이가 고학년이 되갈수록 덜하기를 그렇게 간곡하게 시간 날 때마다 타이르고 협박도 했지만 4학년이 된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똑같이 얼굴에 모든 희로애락을 잔뜩 표시하고 다닌다. 제발 그러지 않았으면 D봐라, 그애는 그러지 않잖니.이런 식으로 다른 아이와 비교했다. 아이는 그때마다 싫어했고 DJ DOC가 외치는 것처럼 나는 나에요, 상관말아요~~하는 듯 그렇게 소용이 없긴했다. 하지만, 매번 그런 비교를 당하는 아이가 분명 싫었다는 것은 필자의 경험으로도 알 수 있다.

MS PowerPoint ClipArt

필자만 이런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초등학교 입학하고부터 지금까지 가깝게 지내는 E엄마가 있다. E와 올해 같은 반이 되었다. 단원 평가 시험지를 나눠 줄 때마다 E가 딸아이한테 묻는다.
"나, 한 개 틀렸는데...너는?"
"나, 다 맞았는데...너는?"
이런 식으로 자신의 점수를 말하고 딸아이의 점수를 확인하는데 딸아이 점수가 E가 맞은 점수보다 좋으면 그닥 좋지 않은 표정이란다.
그러면서 어느 날 딸아이한테 그랬다.
"우리 엄마랑 니네 엄마랑 친한 거 정말 싫어. 짜증나.."

E엄마와 친하다 보니 반 소식을 많이 공유하는 편이다. 남자인 E가 집에 와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잘 말하지 않으니 필자가 주로 소식을 전해주는 편인데 그것이 짜증스러웠나 싶었는데 그것 말고도 E엄마가 은연중에 딸아이의 성적과 비교도 한 모양이다. 그것이 E한테 스트레스였고 시험 때마다 딸아이 점수를 확인하는 듯 했다.

내 아이를 아이 자체로만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하나도 억울할 것도 속상할 것도 없을 듯 싶은데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이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잘나긴 바라는 마음이 강해서일까. 우리 아이 보다 잘난 아이를 만나면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비교를 하게 되는 것이 엄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산다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 은연중에라도 딸아이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다고 오늘 필자는 또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