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영화는 기본은 한다는 것이 정석이다. 전편이 우수했기에 후편이 나온 것이고 전편만큼의 재미를 보장받기에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본다. 역시나 기대했던 만큼 '아이언맨2'는 기본 이상이었다. 재미를 넘어 같이 입체감 넘치는 3D가 아니어도 상당히 실감날뿐 아니라 필자의 어린 시절에 봤던 그랜다이저가 생각나고 마루치 아루치가 생각날 만큼 동심에 빠져 들어 나도 저런 수트 입어 봤음 싶은 갈망이 생길 정도다.
시리즈 영화의 가장 나쁜 점이라면 드라마처럼 빨리빨리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편의 기억이 가물가물할 쯤 후편이 나오는데 그 후편을 제대로 음미하기엔 전편의 이야기를 좀 확실하게 기억해냈음 싶은데 안개속이다. 마침 영화를 예매한 오전에 OCN에서 아이언맨을 방송한다길래 잔뜩 기대하고 앉아 있었는데 애니매이션이었다. 저런 만화가 있었나 싶은 그런 만화로 그래도 혹시나 싶어 10분 넘게 만화를 지켜봤음이다. 어찌되었건 기억이 가물가물하고는 상관없이 아이언맨2를 즐기는데는 전혀 지장 없다. 그저 부자집 도령이 아닌, 꽁생원같지 않고 잘생긴데다 머리까지 좋고, 거기다 인류를 위할 줄도 아는 그는 모범생 스타일은 아니지만 아주 매력적인 남성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변함없이 아이언맨 임에 분명하고 그의 옆엔 페퍼포츠(기네스 팰트로우)또한 여전하다. 전편보다 화려해지고 세련되진 아이언맨 수트, 거기다 휴대용 수트까지 재미를 더한다. 트래스포머를 보는 듯, 좀 더 오래 전 원더우먼을 보는 듯 휴대폰 수트 가방이 아이언맨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어린 시절 로버트를 가지고 놀지 않았어도 충분히 흥미로울 뿐 아니라 입어 보고 싶다. 토니 스타크는 전편에서보다 더 멋지다. 스타의식에 너무 모범생같지 않은 그가 머리까지 좋아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아이언맨으로 살아가는데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의 외로움, 안타까움도 살짝 맛볼 수 있다. 어차피 한평생 살다가는 거 저렇게 살다 가면 죽어도 여한이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인기 많고 돈도 많고 그는 남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주인공이다. 그의 삶은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그냥 충만해지는 느낌이랄까.
너무 완벽한 노티 스타크에게 모든 걸 뺏겼다고 생각하는 나쁜 남자 위플래시(미키루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충격적이다. 나이하프위크의 미키루트가 영화 속 저 사람이랑 동일한 인물일까 싶을 정도로 그의 심하게 변환 외모에 과거 사진만이 그를 미키루크로 증명해 줄 뿐 그를 예전의 미키루크로 인정하긴 쉽지 않다. 그렇게 심하게 변해버린 외모 덕분에 위플래시가 더 빛을 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것을 뺏긴자의 복수는 나름 치밀했다. 조금만 소통이 되는 사람이었다면 제대로 된 복수도 가능했겠지만 그는 딱 아이언맨을 위협하는 것 정도의 나쁜 남자다. 그의 역설적인 대화법이 가장 흥미로웠다. '네가 졌다'
현찮은 수트를 입고 전기 채찍을 휘두르며 아이언맨을 공격하던 그가 실패하고 경찰에 끌려가면서 그는 그랬다. '네가 졌다' 그러더니 마지막에 복수가 실패로 돌아갔을 때도 그는 그랬다. '네가 졌다'
죽음의 목전에 두고도 그는 절대 자신이 뭘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절대 인정하지 않는 똥고집으로 마무리 했다. 그의 대사가 처음엔 허풍으로 들렸고 마지막엔 허탈함에 이은 웃음으로 돌아왔다고나 할까. 'I'm winner'의 다른 표현일까.
아이언맨 2는 재밌다. 중간중간 웃음의 폭탄도 많을 뿐 아니라 일단 화려한 화면에 세련된 웃음코드, 트랜스포머보다 간결한 변신을 즐길 수 있는 매력까지 있다. 아이와 함께 봐도 전혀 무리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