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토를 달 수 없는 엄친딸의 이야기, 화려함과 개념상실한 여인네의 패션감각을 훔쳐보고 그녀가 신는 신발, 가방을 눈여겨보는 말 그대로 화보같은 생각해봐야 할 이야기라고는 없는 더 이상 잘날 것 없는 마혜리가 검사라는 직업으로 거듭나는 그런 이야기가 다인 가벼운 드라마가 '검사프린세스'가 아닐까 싶었다.
12회를 넘어서면서 이제야 마혜리가 아픔을 알고 가볍게만 살 수 없는 사랑과 더불어 아빠의 과거에 대한 비밀을 하나씩 밝혀내며 긴장감을 더했다. 약간약간 오버랩되듯 서인우(박시후)의 흐릿한 모습이 보이고 그렇게 그려는 옛날의 발자취를 하나씩 흝었다. 그냥 덮고 갈 수 있는 비밀을 아주 약간의 노력으로 그녀는 밝혀냈고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니고 이제 좋아져버린 서인우 변호사가 자신의 아빠가 누명을 덮어 씌운 남자의 아들이라는 것까지 이제 알았다.
아무리 엄친딸이라고 해도 개념없이 마냥 즐겁고 신나게만 살 수 없는 것이 인생사라는 것이 조금은 보상이 되는 듯 그렇게 마혜리에게도 아픔은 있고 이제 좋아져버린 서변(박시후)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하고 아버지에 대한 과오를 어떻게 덮고 갈 수 있을지 앞으로 그녀의 행방에 주의가 집중되는 12회다.
아이리스의 김선화가 마혜리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관심이, 거기다 박시후의 출연은 상당한 기대를 가지게 했다. 그럼에도 이야기는 화려하기만 하고 특별한 건더기도 그렇다고 가슴 찡하게 하는 뭣도 없는 그런 가볍기만 한 이야기에 많은 시청자가 옆 동네로 갈 수 밖에 없도록 인내가 요했다. 하지만,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박시후다.
처음엔 윤세준(한정수)를 좋다고, 멋지다고 대놓고 들이대면서 들러리가 되는 듯한 박시후의 존재감이 조금 실망스러웠다. 뭔가 있는 듯한 냄새가 풍기긴 하는데 그렇다고 확 풍기는 것도 아니고 아주 미세하게 뭐가 있는 듯 하더니 확실하게 뭔가 있긴 했다. 얼마나 다행인가. 그의 존재감이 이제야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고 마혜리가 그런 서변(박시후)를 찾기 위해 애태우고 눈물짓고 안타까워 하는 모습 하나하나가 이제야 절절해지고 사람같아 보이더라는….썬글라스를 써도 얼핏 보이는 가슴아픈, 안타까워하는 서변의 눈빛이나 개념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마혜리의 당당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확 들어내지는 못하는 묘함이 점점 좋다.
어찌되었건 12회만에 모든 비밀이 밝혀지고 이제 원치 않든 원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이 되버린 마혜리와 서인우의 사랑이 어떻게 될까 기대된다. 김소연의 변신 뿐 아니라 박시후의 미비한 존재감에서 확실한 존재감으로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한 '검사프린세스'다. 개념 부족한 마혜리의 성장기같은 드라마가 이제야 탄력을 받은 이유는 시청자와의 소통이지 않았을까. 신데렐라 언니를 보면 상처많은 그들의 이야기에 동감하고 같이 눈물지을 수 있는 그런 끌림이 있다. 하지만 그런 끌림과 상관없이 상처없는 너무 맑은 마혜리가 본방을 사수하기엔 부족했다. 이제 그녀가 개념있는 사람으로 상처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어떻게 마혜리다운 모습으로 변화할지 궁금하고 그녀의 사랑이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