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지 모르게 밝지도 그렇다고 음침하지도 않고 그냥 재미가 없다. 딱히 흥미를 땡길만한 이야기가 아닌 것인지 아니면 이야기의 시작이라서 이렇게 흥미롭지 못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쁜 남자'는 별로다. 처절한 복수극에 나쁜 남자여야 하는 남자이야기가 뭐, 그렇게 웃기고 밝겠냐만은 그렇다고 이렇게 어둡게 뭔지 모르게 기분도 우울해지는 전개는 아니어야 할 것 같은 것이 첫 방송을 본 시청 소감이다. 부자로 인해 상처받은 남자, 그 부자한테 기생해 신분상승 해보겠다는 여자, 너무 잘나게 살아온 재벌가의 여자들과의 의도된 사랑이 분명 새롭지는 않아도 그렇다고 아주 식상하지도 않은데 뭐가 문제일까. 일단 등장인물 모두가 어색하다.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모두 존재감을 확실하게 들어내지 못하지 어색하고 겉도는 느낌이다.
나쁜 남자역의 김남길(심건욱)은 잘났다. 밝지 않은 것까지는 이해가 되겠는데 대사 전달은 확실하게 안된다. 뭐라고 웅얼거리기는 하는데 그걸 멋스럽게 하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해도 심하다. 도대체 왜 저렇게 의미 심장한 미소를 띄우면서 해신그룹 사람들한테 얽히는 것인가 그것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딱 1시간이 걸렸다. 궁금한테 대사는 전달이 안되지 그렇다고 딱히 재밌는 것도 아니고 마구 궁금해서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는 것도 아니다. 뭔가 있는 것 같은 냄새를 마구마구 풍기다 결국은 입양되었다 피양되었다. 그 상처로 이렇게 해신그룹 집안 사람들에게 얽히는 것인가 이해는 됐지만 그럼에도 나쁜 남자 김남길이 맡은 심건욱이란 캐릭터가 딱히 흥미롭지는 않다. 기럭지 훌륭한 남자, 의미 심장하면서 뭔가 있을 것 같은 살짝 흘리는 미소가 기분 나쁘면서도 매력적인 심건욱이란 캐릭터에 김남길은 적임자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게 다다.
한가인은 오랜만의 드라마 출연작으로 기대했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재벌가의 안방마님이 되고자 하는 속물근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속물임을 드러내지는 않는 너무 예쁜 문재인역이다. 그녀는 재벌가의 남자에게 차이고 보란 듯이 해신그룹의 숨겨진 아들 홍태성에게 접근하려 하는데 참으로 이게 생뚱맞다. 아직 재인이란 캐릭터는 애매하다. 간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1회 탓도 있겠지만 심하게 생뚱맞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캔디같은 냄새를 풍기면서 재벌가의 안주인이 되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분위기는 캔디인데 된장녀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하나. 언밸란스하다.
'공주가 돌아왔다'에서 똑순이 아줌마로 털털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캐릭터로 매력을 더했던 오연수는 짧은 커트머리를 꽤 길러 재벌가의 맏딸로 돌아왔다. 변신하려고 노력은 했으나 아직 공주가 돌아왔다의 아줌마 이미지가 남아 있어서일까 아직은 재벌가의 맏딸 보다는 짝퉁 옷을 걸치고 웃음을 자아냈던 그녀가 더 익숙하다. 어찌되었건 그녀는 재벌가의 맏딸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과 더불어 고고함을 확실한 아이라인으로 승부하려는지 그녀의 진한 메이크업만 눈에 띄고 어색하다.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이렇다. 첫회부터 자리를 제대로된 흡입력으로 시청자를 유혹한다면 좋겟지만 일단, '나쁜 남자'의 모든 등장인물이 자리잡지 못했다. 충분히 인정하고 본다고 해도 시작은 분명 삐끗했다. 일단은 이야기가 개연성이 있어야 하는데 캐릭터와 이야기가 제대로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이야기 순서도 이해를 돕지 못하고 있다. 나쁜 남자는 존재하는데 그 나쁜 남자가 계획적으로 접근한 여자들까지도 이제 포맷이 잡혔는데 캐릭터 하나하나가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다고 해야할까. 캐릭터가 공감을 얻어야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고 그래야 흥미를 가질 수 있는데….기대했던 것보다 이야기의 완성도가 만족할만하지 못하다. 아직은 시작이고 캐릭터들이 제자리를 잡으면 치명적인 유혹이 되지도 않을까 살포시 기대를 놓치는 않고 시청할 예정이다.

